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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아이 밸류업③·끝] “시간이 곧 돈”…3천마리 마우스, 자체 ‘동물실험실’로 개발 속도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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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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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아이 R&D센터 르포

넥스아이 연구원이 ‘SPF(Specific Pathogen-free)’ 레벨로 운영되는 마우스 사육실에서 마우스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출처 : 넥스아이)
넥스아이 연구원이 ‘SPF(Specific Pathogen-free)’ 레벨로 운영되는 마우스 사육실에서 마우스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출처 : 넥스아이)


[더바이오 강인효 기자] 서울 송파구 문정동 테라타워2 16층.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기업 넥스아이 본사가 위치한 이곳은 외견상 평범한 지식산업센터 내 사무공간이지만, 내부에는 약 3000마리의 ‘실험용 쥐(마우스)’를 사육하고 있는 ‘동물실험실’이 자리하고 있다. 건물 특성상 냄새나 소음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정교한 공조 시스템을 갖췄고, 실험동물의 안전한 관리와 보관을 위해 온·습도 유지와 출입 통제도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특히 마우스 사육실은 ‘SPF(Specific Pathogen-free)’ 레벨로 운영된다. SPF 시설은 실험동물이 특정 병원체로부터 차단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설계된 ‘고도 관리 동물실험 환경’을 말한다. 해당 시설은 외부 병원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출입 권한이 엄격히 제한된다. 아울러 공조·차압·위생 관리가 표준화된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실험동물이 체계적으로 관리되도록 했다.

SPF 시설로 운영되는 넥스아이의 동물실험실은 마우스의 감염 위험을 최소화해 실험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표준 인프라인 셈이다. 윤경완 넥스아이 대표는 “SPF 환경이 유지되지 않으면, 실험동물의 미세한 감염만으로도 약효나 독성 결과가 왜곡되거나 실험 재현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특히 면역항암제와 신약 효능 평가에서는 필수적인 조건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더바이오>는 최근 넥스아이 본사를 방문해 동물실험실과 함께 일본 오노약품공업으로 기술이전된 연구 성과가 도출된 ‘웻랩(wet lab) 실험실(이하 R&D센터)’을 둘러봤다. ‘웻랩 실험실’은 세포와 단백질 등 생물학적 시료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의 작용 기전과 효능을 검증하는 연구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넥스아이 연구원이 유세포분석기(flow cytometer)를 사용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 넥스아이)

넥스아이 연구원이 유세포분석기(flow cytometer)를 사용해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 넥스아이)


◇면역항암제 연구 특화 R&D센터…마우스 3000여마리·정밀 분석 장비 갖춘 실험 인프라

넥스아이의 R&D센터는 면역항암제 연구에 특화된 시설로, 항체의약품을 출발점으로 다양한 모달리티로 확장하는 연구에 강점을 갖추고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윤 대표는 “기존 9층에 위치했던 R&D센터는 약 1000마리의 마우스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초기 연구에는 충분했지만, 자체 파이프라인이 확대되면서 더 많은 실험동물이 필요해졌다”며 “이로 인해 동물실험 일정이 지연될 수 있는 병목(보틀넥)이 예상돼, 이를 해소하기 위해 R&D센터를 16층으로 이전하며 규모를 약 3배로 확장했다”고 말했다.

넥스아이 R&D센터에는 동물과 사람의 종양 모델을 장기 보관할 수 있는 액체질소 저장 탱크가 구축돼 있다. 이곳에는 면역항암제 불응성을 인위적으로 유도한 동물모델 세포 약 50종이 보관돼 있다. 각 모델은 인비보(in vivo) 환경에서 약 1년에 걸쳐 반복적인 선택 과정을 거쳐 구축된 것으로, 일반적인 세포주(cell line)가 아니라 실제 치료 저항성을 반영한 기능적 모델이라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다양한 세포주와 적응증을 포괄하는 약 50개 이상의 불응성 모델이 구축돼 있으며, 불응성 세포 특성에 기반해 체계적으로 분류·관리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사람 유래 암세포 모델도 수십개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스아이 R&D센터는 단백질 기반 치료제 개발을 위한 분석 인프라도 갖췄다. 주요 분석 장비로는 불순물의 종류와 분포를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초고성능 액체크로마토그래피(UPLC)’가 있다. UPLC는 미세한 크기 차이에 따른 불순물 비율까지 확인할 수 있어 후보물질의 품질 관리에 활용된다.

면역항암제 연구에 특화된 핵심 장비로는 ‘유세포분석기(flow cytometer)’가 꼽힌다. 해당 장비는 ‘단일 세포(싱글셀)’ 수준에서 암세포와 면역세포를 구분해 분석할 수 있어, 면역항암제의 작용기전을 정밀하게 평가하는데 활용된다. 약물 처리 후 암세포의 비율,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의 활성도,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다른 면역세포들의 구성 비율 변화 등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이 장비는 가격만 수억원대에 달하는 고가 장비로, 생성되는 데이터의 깊이와 정밀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윤 대표는 “면역항암제 개발에서는 단일 세포 수준에서의 정밀 분석이 필수적”이라며 “해당 연구를 통해 파트너사에 확신을 줄 수 있는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고, 실제 협의 과정에서도 이 데이터가 핵심적인 판단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넥스아이 연구원이 ‘SPF(Specific Pathogen-free)’ 레벨로 운영되는 마우스 사육실에서 마우스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출처 : 넥스아이)

넥스아이 연구원이 ‘SPF(Specific Pathogen-free)’ 레벨로 운영되는 마우스 사육실에서 마우스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출처 : 넥스아이)



◇항체 ‘인하우스 생산’부터 원스톱 실험 인프라까지…‘속도’로 쌓은 면역항암 경쟁력

윤 대표는 넥스아이가 항체의 배양·생산·정제·분석 전 과정을 내부에서 수행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약 10리터(ℓ) 규모의 배양 시스템을 통해 항체를 자체 생산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그램(g) 단위의 항체를 고품질로 확보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된 항체는 내부 기준에 따라 품질과 순도를 검증한 뒤 연구에 활용된다.

자체 생산된 항체는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 연구에 직접 사용된다. 인비트로(in vitro, 시험관 내) 실험은 물론, 마우스 기반 인비보(in vivo, 생체 내) 실험까지 모두 내부에서 진행할 수 있어 외부 의존도를 최소화했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리서치 단계에서 필요한 항체는 대부분 자체적으로 생산·분석해 고품질 상태로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연구 속도와 데이터 신뢰도를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표는 항체를 신속하게 자체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넥스아이의 신약 개발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외부 위탁에 의존하지 않고, 항체를 내부에서 바로 확보할 수 있어 비용과 일정 측면에서 모두 이점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는 “실제로 자체 생산 체계를 통해 항체 확보 비용은 외주 대비 수십 분의 일 수준으로 낮췄고, 연구 일정 역시 수개월가량 단축할 수 있었다”며 “신약 개발에서는 결국 ‘비용’과 ‘시간’이 가장 중요한 변수이며, 그중에서도 ‘속도’가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간은 곧 비용(돈)’이기 때문에 개발 기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넥스아이는 이를 위해 초기 단계부터 실험실 구축에 수십억원을 투자하는 선제적인 전략을 택했으며, 장기적으로는 연구 효율을 높이고 합리적인 비용 구조를 만들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넥스아이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속도’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왔다. 그 결과 설립 5년 차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임상 단계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2개를 확보했다. 이 중 1개 파이프라인은 전임상 단계에서 오노약품에 기술수출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인 ‘NXI-101(개발코드명)’이다. NXI-101은 현재 일본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또 다른 파이프라인인 ‘NXI-201(개발코드명)’은 지난해 말 국내에서 임상 승인을 받았다.

또 회사는 실험실 인프라 확충을 계기로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상 단계까지 자체적으로 개발을 수행할 수 있는 연구개발(R&D) 인력을 갖춘 점이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초기에는 1~2개 파이프라인을 운영하던 단계였지만, 현재는 6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개발 속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설과 조직이 필요해졌다”며 “(실험실 확장 개편은) 파이프라인 확대에 따라 개발 속도가 제약받을 수 있는 상황을 미리 감안해 연구시설을 선제적으로 확충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넥스아이는 임상 개발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임상시험 운영에도 큰 제약이 없다”며 “또 임상 인력이 내부에 있다 보니 비임상과 초기 연구 단계에서도 임상 관점이 자연스럽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데, 이런 구조 자체가 우리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넥스아이의 전 직원 수는 37명으로, 이 중 R&D 인력은 29명이다. 전 직원 중 R&D 인력 비율은 78%에 달한다. 특히 R&D 인력 29명 중 석박사는 27명으로, 석박사 비율은 93%에 이른다.

윤경완 넥스아이 대표가 실험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 넥스아이)

윤경완 넥스아이 대표가 실험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출처 : 넥스아이)



◇‘SOP’로 관리되는 ‘데이터 인테그리티’…글로벌 기업의 라이선싱에서 보는 신뢰의 기준

윤 대표는 넥스아이의 강점으로 동물실험부터 분석까지 한 공간에서 이어지는 ‘원스톱(one-stop) 연구 환경’을 꼽았다. 자체 세포배양실에서 배양한 세포를 동일한 실험실 내에서 바로 유세포분석기로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은 면역항암 반응을 보다 정밀하고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마우스 실험실과 분석 시설이 분리돼 있어 종양 조직이나 세포를 채취한 뒤 냉각 상태로 이동·보관하는 과정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세포의 생물학적 상태가 일시적으로 멈춘다고 하더라도 조금씩 변화하게 되면 분석 정확도가 떨어지고, 이에 따라 시간과 인력 소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윤 대표는 지적했다.

윤 대표는 “이런 비효율과 데이터 왜곡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회사 설립 초기부터 동물실험과 분석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염두에 뒀다”며 “마우스에서 종양을 분리해 곧바로 해리(dissociation, 단일 세포 상태로 분리) 과정을 거쳐 분석까지 이어지는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방식(자체 실험실 내에서 동물실험과 분석을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세팅하는 것)은 비용 부담이 크지만, 데이터의 정확성과 분석 효율, 개발 속도 측면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며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항암제 개발에서는 정밀한 데이터와 빠른 의사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과감한 투자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글로벌 기술이전(L/O)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받는 요소 중 하나로 ‘데이터 프로세스의 품질’ 즉, ‘데이터 인테그리티(data integrity)’를 꼽았다. 데이터 인테그리티는 데이터가 생성된 순간부터 최종 활용까지 왜곡·누락·조작 없이, 그 출처와 변경 이력이 모두 검증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단순히 결과 수치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로데이터(raw data) 생성부터 처리·분석·보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가 파트너사들의 핵심 검증 대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 데이터를 어떻게 생성했고, 어떤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느냐’를 매우 구체적으로 들여다본다”며 “데이터의 신뢰도는 관리 체계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데이터가 생성된 이후의 변경 이력 추적과 관리 방식이 투명하게 확보돼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넥스아이 설립 초기부터 ‘표준운영절차(SOP)’를 구축해 데이터 관리에 집중해왔다고 강조했다. 실험 데이터는 로데이터 단계부터 체계적으로 관리되며, 이력 추적(history tracking)이 가능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생성·검토·활용 전 과정이 일관된 기준 아래 관리된다는 것이다.

특히 넥스아이의 SOP는 데이터뿐만 아니라, ‘인력’과 ‘절차’ 전반에 걸쳐 적용된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회사는 연구 인력의 자격 요건과 교육 이력, 검토 권한 등을 규정한 인력 관련 SOP를 별도로 두고 있다. 또 실험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SOP와 자체 생산한 물질의 품질 관리를 위한 SOP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윤 대표는 넥스아이가 인력·프로세스·물질에 대한 SOP 관리라는 ‘3박자’를 체계적으로 갖춘 운영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인력이 어떤 교육과 경력을 거쳐 어느 단계의 데이터를 검토하고 승인하는지까지 명확히 규정돼 있다”며 “연구 시설 인프라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적인 운영 체계까지 글로벌 기준에 맞춰서 갖추고 있는 바이오기업은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넥스아이는 실험실 설계 단계부터 연구원들이 직접 참여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연구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연구원 친화적인 동선과 작업 흐름을 중심으로 공간을 설계했으며, 세부적인 이동 경로와 작업 간 연계성까지 고려했다.

윤 대표는 “연구 과정에서 불필요한 이동이 반복되면 그 자체가 비효율이 된다”며 “어디서 무엇을 하고, 다음 단계로 어떻게 이어지는지까지 염두에 두고 실험실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한 번의 실험에 4~5개월이 소요되지만, 넥스아이에서는 기획부터 결과 도출까지 1달 안팎으로 단축할 수 있다”며 “단순히 시간만 5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실험을 동시에 병렬로 수행할 수 있어 전체 개발 기간은 그 이상으로 단축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결국 ‘내부에 자체적인 동물실험 시설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개발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